상처 받았던 기억을

곱씹고 사는 사람의 마음은

자라나지 않는다.

상흔의 자리를 확인할 뿐

새살이 돋아나게 하거나,

흉터를 지울 힘은 없다.

마찬가지로 미래를

걱정하기만 하는 사람의 마음

또한 성장할 수 없다.

불안이 잡초처럼

무성하게 자라날 뿐이다.

12월이 코앞이다.

인간이 걱정과 불안으로

한해를 채우는 동안,

나무는 어김없이 자라나서

벚꽃은 피고 지고,

열매를 맺고 단풍은

미련 없이 낙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