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김경미 ]
초등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여느 때처럼 동네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학교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또래, 언니 오빠 할 것 없이 학생들이 자꾸 나를 쳐다본다.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여기저기서 처다 보는 시선을 느끼며 나도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등교를 했다. 학교를 가서야 알게 되었다. 내가 가방을 안 메고 실내화 주머니만 들고 등교를 한 것을. ‘이럴 수가’ 나는 앞이 깜깜하고 당혹스러웠다. 아직 수업을 시작하려면 시간이 남아 있었다.
아무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푸라기를 잡는 마음으로 부랴부랴 집에 전화를 했다. 그 시간 천만다행으로 엄마가 전화를 받으셨다. 학교 후문에서 엄마를 기다리는데 6학년인 선도부 형님들이 하늘같이 느껴지고 마치 경찰 아저씨들처럼 느껴졌다. 1분 2분이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고, 아직도 멈추지 않는 당혹스러움과 교실에 늦게 들어가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무서움, 엄마가 가방을 가지고 오신다는 안도감이 뒤섞어져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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