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김혜령 ]
2년 전쯤 반려견이 사고로 죽었다. 10여 년간 동고동락한 강아지였다. 그 일을 떠올리면 늘 죄책감이 섞인 슬픔을 느낀다. 가장 미안했던 것은 함께하는 동안 개가 개답게 지내도록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다리가 길어 점프력이 상당했고 긴 다리만큼이나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걸 좋아했다. 가족들은 틈이 나면 그와 산책을 하긴했지만, 어른들의 삶이란 게 그렇듯 모두가 바빴다. 오로지 강아지만을 위한 일상을 만들기란 어려웠으므로 산책은커녕 집을 한나절 비워야 할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그는 아무도 없는 집에서 홀로 긴 시간을 보냈다. 내내 엎드려 대문 밖 소리에 귀를 기울였을 것이고, 잠이 들 때면 꿈속에서나마 자유롭게 뛰어다녔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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