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Times=김남금 ]
양육으로 젊은 시절을 쏟아붓다 갱년기를 맞이한 여성들은 자신의 가치와 효용에 대해 고민한다.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면 정신적 독립해서 엄마를 타자화한다. 양육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지인들은 공허를 호소하지만 딱히 다르게 사는 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다르게 살고 싶지만 용기도 없고 방법도 몰라서, 습관대로 살아간다. 갑자기 시간이 많아지는 것이 저주가 된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라 갈팡질팡한다. 몸은 예전 같지 않다. 삶의 만족도가 급격히 낮아진다. 그러다 '시스터 후드'가 꽃 핀다. 혼자는 겁나지만 여럿이 모이면 해 볼만하고, 무엇보다 공감대 형성이 쉽기 때문이다. 과거와 현재의 삶에서 비슷한 눈높이를 가진 이들과 소통하면서 폭풍처럼 쏟아내는 수다는 치유의 효과가 있다. 수다는 분명히 힘이 세지만 한계도 있다. 말을 많이 한 날에는 주책맞은 건 아닌가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스터 후드에는 포기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다.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과 정서적 연대를 이루며 서로의 버팀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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