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박진 사무총장이 오늘(12일) 국회 앞 화물연대본부 농성장을 방문해 공공운수노조 현정희 위원장과 화물연대본부 이봉주 위원장을 만났다.
이번 만남은 공공운수노조가 정부의 화물연대 파업 탄압에 대해 인권위의 개입을 요청한 데에 따른 것이다. 이날 인권위 측에서는 박진 사무총장과 이번 사안을 다루고 있는 사회인권과가 함께 했다.
먼저 화물연대 총파업이 종료된 뒤에야 만남이 이뤄진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 현정희 위원장은 인권위의 빠른 역할을 촉구했다.
현 위원장은 “사문화된 업무개시명령을 동원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찰을 대동해 사무실에 들이닥쳐 현행범 다루듯 하는 상황은 군사독재 정권에서도 볼 수 없었다”면서, “오죽했으면 요청 나흘만에 국제노동기구(ILO)가 인권위보다 먼저 개입을 했겠는가”라며 인권위의 대응을 질타했다.
박진 사무총장은 “노조의 개입 요청 전부터 이 사안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며 “업무개시명령과 특고 노동자성에 대해 정책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노조의 인권위 개입 요청 직후 해당 사안이 ‘각하’되었다고 보수 일간지에 보도된 것에 대해 ‘정책 권고를 검토하던 중 진행의 미숙함으로 인해 각하가 부각되었다’며 사과를 전한 박 사무총장은 “(인권위의) 개입은 이미 시작한 것”이라 덧붙였다.
화물연대본부 이봉주 위원장은 “사람도 없이 주차된 차에 업무개시명령서를 부착하거나, 운송사에다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심지어는 집에 찾아가 가족들을 협박하는 행태까지 보였다”며 업무개시명령의 시행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 문제도 제기했다.
이에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권고 외 별도 사건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박진 사무총장은 “이봉주 위원장이 단식 중에도 부디 건강을 잘 살피시길 바란다”는 당부를 전했다.
공공운수노조는 법률·인권단체들과 함께 화물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3권을 침해하고, ▲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에 위배되며, ▲업무개시명령의 발령 및 송달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난 12월 5일 인권위의 권고 혹은 의견표명을 요청한 바 있다.
바로 다음 날 인권위는 공문을 통해 본 사안을 헌법 제33조 노동자의 단결권 침해 사안으로 분류, 사회인권과로 이관해 검토한다고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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