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Times=양진서 ]
꿀을 향해 바쁘게 움직이며 비행하는 벌새. 턱없이 작은 날개로 힘차게 날갯짓하는 모습이 영화 의 주인공 은희(박지후)와 비슷하다. 1994년의 여름을 살아가고 있는 은희에게 아직 세상은 조금 버거워 보인다. 수업 시간에는 더듬거리며 영어책을 읽느라 반 친구들에게 비웃음을 당하고 쉬는 시간에는 공부를 못 한다는 이유로 놀림감이 된다. 아빠의 강압적인 훈계를 제외하고는 정적이 흐르는 식사 시간,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는 은희의 답답한 세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여러분이 아는 사람 중에 속마음을 아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요?” 한문 학원 선생님 영지(김새벽)의 질문에 은희는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불안하게 흔들리는 은희의 눈빛은 마치 구조 신호처럼 보인다. 영화는 뜨거운 여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를 둘러싼 인물들은 한없이 차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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