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Times=양다연 ]

영화 «Life of Pi(파이 이야기)» 포스터(출처: 구글 이미지)

겨울방학의 절반 이상을 넷플릭스를 보며 지냈다. 국적과 장르를 불문하고 재미있어 보이는 예고편을 보면 고민없이 재생버튼을 눌렀는데, 특히 미국 영화가 많았다. 하지만 너무 폐인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고 싶었고, 결국 ‘자막을 켜놓되 귀를 쫑긋 세워 영어도 공부하자’는 나름의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OTT 서비스를 만끽하다 발견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번역이 굉장히 초월적이라는 점이다. 영어를 곧이곧대로 번역하지 않고 한국인의 정서나 발화 습관에 맞게 번역을 해서 직역을 했다면 이상했을 문장을 자연스럽게 바꿔놓았다. 영화 뿐만 아니라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동영상으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매체의 번역은 다 그런 식이었다. 누구나 알고 있고 나도 원래 알고 있었던, 신기할 것 하나 없는 당연한 사실이 흥미롭게 느껴졌던 이유는 책을 읽으면서 이와 정반대의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