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Times=강예린 ]
재생 버튼을 누르지 못해 한참 손가락을 쥐었다가 폈다가 반복했다. 낮이라 희미하게 들어오는 불빛이 노트북까지 닿았다. 글씨를 한참 동안 들여다봤다. 헤어질 결심. 헤어지는 것이 결심이 필요한 일인지, 만나는 게 더 결심이 필요한 일인지. 미묘한 지점에서 답을 내릴 수는 없었다.
헤어질 결심의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한참 그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동시에 어떤 알 수 없는 울렁거림이 잔잔하게 몰려오는 게 느껴졌다. 사실 지독한 기대감에 비하면 첫 감상이 만족스럽지 못한 영화. 그리고 곧 다시 보게 되는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의 송서래는 그 결심에 마침표를 찍지 못해 바다로 떠났지만 나는 그 바람에 다시 서래가 보고 싶었다. 중국인이라 한국말이 서툽니다. 송서래의 목소리가 나직하게 계속 울리는 기분이었다. 아직 한국말이 서툴면서도 자신의 마음에는 마냥 진실한, 나와는 정반대인 이 여자와 헤어질 결심을 하지 못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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