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박물관이 수원유수부 승격 230주년 기념 테마전 ‘수원유수 납시오!’를 19일부터 8월 6일까지 연다고 밝혔다.
수원유수부 승격 230주년을 기념해 유수부 승격의 의미와 수원유수의 지위·역할을 조명하는 전시회다. 전시는 ▲수원유수부 설치 ▲지방관의 부임과 환영 행사 ▲수원유수의 부임과 군사훈련 등 3개 주제로 구성된다.
수원은 1413년(태종 12)에 도호부(都護府)가 설치되며 380년 동안 경기도 중심 고을 역할을 했다. 1793년 1월 정조대왕은 수원을 유수부로 승격시켰다.
유수부(留守府)는 도성 방어를 위해 중요 군사 거점 도시에 설치됐던 특별행정기구로 경기도 수원, 개성, 강화, 광주(廣州) 네 곳에만 설치됐다. 유수부 승격 후 수원은 경기도 으뜸 도시로 자리매김하며 크게 발전했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도호부는 정3품 부사가 임명되지만 수원유수는 정2품의 대신(大臣)이나 무장(武將) 중에서 특별히 임명하도록 정하고 장용외사(壯勇外使)와 행궁정리사(行宮整理使)도 겸하게 했다.
전임 좌의정 채제공(蔡濟恭, 1720~1799)이 초대 수원유수로 임명돼 신설된 수원유수부의 기틀을 다졌고, 어영대장을 지낸 조심태(趙心泰, 1740~1799)가 제3대 수원유수를 맡아 수원화성 축성을 완성하는 등 수원유수부 성장과 발전의 토대를 닦았다.
전시에는 수원유수의 부임 행렬이 묘사된 ‘화성전도’(華城全圖, 19세기 전반), ‘조심태 초상’(조선 후기), ‘채제공 초상 흑단령포본’(1791) 등이 소개된다.
조선시대 관리들의 생애를 그린 ‘평생도’에는 지방관 부임 장면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지방관 행렬 그림은 정조시대에 정형화됐고, 풍속화의 영향을 받아 구경하는 백성들의 다양한 모습이 등장한다. 특히 최고의 지방관으로 꼽히는 평안감사의 부임과 화려한 환영 잔치 등이 묘사된 그림에서는 당시 사람들의 인생관과 출세관도 짐작할 수 있다.
19세기 수원유수부의 모습을 그린 12폭 병풍 ‘화성전도’에는 각종 의장물을 앞세우고 수원유수부를 향해 가는 수원유수의 부임 행렬과 장용외영의 후신인 총리영 군사들의 훈련 장면 등이 담겨 있다. 장용외사를 겸했던 수원유수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이다.
수원유수는 임금의 행차를 비롯해 현륭원, 수원화성, 화령전 등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였다. 이러한 수원유수의 특별한 임무는 수원유수부가 폐지되는 1895년까지 지속됐다.
수원화성 전체를 조망하는 구도로 그린 12폭 병풍 ‘화성전도’는 19세기 전반 그림이다. 수원유수부의 중요 건물인 화성행궁과 화령전을 둘러싼 성곽을 자세히 묘사했다. 화면 우측 상단에 지지대 고개를 넘은 수원유수의 부임 행렬이 만석거를 지나며 장안문을 거쳐 화성행궁으로 향하고 있다. 성곽 바깥에는 훈련 중인 군사들이 진을 치고 있다.
제3대 수원유수이자 수원화성 축성의 주역인 조심태 초상의 유지초본(油紙草本)과 시복본이다. 조심태 초상은 그간 후손을 비롯한 문중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는데, 2023년 1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e뮤지엄을 통해 공개한 이건희 컬렉션의 이미지 자료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정면을 응시하는 백전노장의 매서운 눈빛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초대 수원유수 번암 채제공의 초상은 정조의 어진을 그리는 궁중 화원 이명기(李命基 1756~?)의 작품이다. 채제공은 정1품의 좌의정을 역임하고, 수원유수로 임명될 만큼 정조대왕의 신임이 두터웠다. 4개월간 근무하면서 수원화성의 축성 방안을 제시하고 유수부의 기틀을 마련했다. 1794년 수원화성 축성의 총리대신이 되어 제3대 유수 조심태와 함께 큰 공을 세웠다.
처음으로 전시되는 서울대학교박물관 소장 ‘화성전도’는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수원유수가 집무를 보던 화성행궁과 성곽의 시설물 등을 묘사했다. `화성성역의궤`에 수록된 ‘화성전도’처럼 시설물 명칭이 기록돼 있지만, 1801년에 건립된 화령전은 묘사돼 있지 않다.
`화성성역의궤`와 `뎡니의궤`에 수록된 ‘화성전도’는 수원화성의 전체 형태가 가로형인데, 이 그림은 세로형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수원유수 납시오!’ 개막행사는 별도로 마련하지 않았지만, 전시회 연계행사로 한국건축역사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가 5월 19~20일 수원화성박물관을 비롯한 수원화성 일원에서 열린다. 주제는 ‘역사문화도시의 보존과 활용’이다. 6월에는 전시 이해를 돕는 전시연계특강을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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