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Times=김이준 ]

10년 전, 사람이 줄을 지어 바삐 지나가던 명동의 인파 속, 어린 자매가 있었다. 그저 쇼핑을 위한 나들이를 나온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어 보였지만 그 자매에게는 남들에게서 쉬이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있었다. 바로, 자매 중 언니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타고 있던 휠체어였다. 구경거리가 된 것처럼 매초 수없이 쏟아지는 호기심과 동정 섞인 시선은 무자비했고 그런 가시 돋친 세상을 감내하기엔 자매는 너무 어렸다. 집중되는 이목에 둘 사이엔 무거운 침묵이 자리 잡았고 언니는 ‘동정'이라는 이름의 스포트라이트에, 동생은 그 옆 그늘에 갇혀 옥죄여 오는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