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Times=김남금 ]
주어진 시간이 4박 6일인데 파리행을 결정한 것은 충동적이었다. 설날 연휴였고, 오고 가는 시간을 빼면 파리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4일. 파리 공기를 마시는 것이 그만큼 절박했다. 사람이 절박하면 이성의 끈을 놓게 된다.
마음에 껌딱지처럼 붙어있는 때를 벗겨야 숨통이 트일 것 같아서 처음에는 친구와 캄보디아에 가기로 했다. 패키지여행을 예약하려고 했더니 연휴라서 투어 요금이 평소보다 세 배나 비쌌다. 농담 삼아 “차라리 파리에 가는 게 낫겠어.”란 말을 주고받았다. 이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되었다. 무모함이 추진력 좋은 모터가 되어 급발진했다. 순식간에 여행지는 캄보디아에서 파리로 바뀌었다. ‘여기만 아니면 어디라도 괜찮아’란 절박함은 로켓을 타고 달에도 갈 수 있을 정도였다. 도쿄에서 갈아탔던 터라 왕복 30시간의 긴 비행시간도 견딜 수 있는 것이 되었다. 절실함이 빚어낸 눈부신 인내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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