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sychology Times=유세웅 ]
같은 일을 하더라도 이왕이면 더 잘하고 싶고, 돈을 버는 김에 많이 벌고 싶은 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이다. 그러나 매일 잘 살아내야 하는 일상에 집중하지 못하고 큰 결과를 목표로 달려가다 보면 어느새 지쳐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병원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라는 직업 특성상 질병으로 고통받고 이식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는 환자 및 보호자분들을 만나게 된다. 처음 1-2개월이야 괜찮지만, 계절이 바뀌고 햇수가 바뀌면서 점점 지쳐가는 환자분과 의료진의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고객이 어떤 상품을 사려고 하는데 현재 재고가 없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보면 판매자는 ‘몇 주 이내에 제품이 입고될 예정입니다.’와 같이 구체적인 기간을 덧붙여 고객에게 설명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기약이 있는 기다림이니 몇 주를 기다려서 상품을 살지, 아니면 다른 상품을 살지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기약이 없는 기다림은 상황이 다르다. 주로 뇌사자로부터 장기를 기증받아 이식을 간절히 기다리는 경우가 그렇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후 장기이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기간은 말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생전에 혹은 가족분들이 장기 기증의 뜻을 표현하신 기증자분께서 언제 나타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대기기간을 물어본 환자 및 보호자분께서는 설명을 듣고 이내 수긍하신다. 사람의 장기를 대체할 수 있는 인공장기가 속히 개발되면 좋겠지만 아직까지는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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