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심리학신문=김혜령 ]

우리집에는 세살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가 실명을 밝히는 걸 싫어할 수도 있으니 '여름이'라고 부르도록 할게요. 요즘은 그 아이를 면밀히 관찰하는 게 저의 큰 즐거움 중 하나인데요. 그 아이의 미소를 볼 때면 너무 맑고 밝아서 '세상에, 저 웃음에는 1%의 오염도 없어!' 라고 놀라곤 해요. (반대로 '저 짜증에는 1%의 오염도 없어!'하고 놀랄 때도 있답니다. ^^;) 또 여름이 특유의 표정이나 말과 행동을 보면서 '저건 의심할 수 없이 100%의 여름이인걸!!!' 하고 종종 감탄합니다. 겉과 속이 조금도 어긋남이 없는 존재를 보는 기쁨, 온전한 존재를 마주하는 기쁨.. 여름이로 가득찬 여름이를 만나는 기쁨이랄까요. 그건 거의 경이로움에 가까운 거지요. 아이의 인지는 점점 발달하고 있으므로 (눈치가 발달하고 있다는 거죠) 이 시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기에, 저는 지금의 이 짧고 강렬한 경험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