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좌)과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우)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한주 기자)
 

[뉴스케이프=강우영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평화 인권운동에 앞장서 온 이용수(92) 할머니는 14일 “세계 역사와 인권 문제 해결의 상징인 ‘평화의 소녀상’ 철거 주장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베를린 소녀상 철거 결정의 최종적인 철회를 강력히 요청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독일은 일본과 같이 2차 세계 대전 패전국이지만 일본과는 다르게 과거 역사를 반성하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는 것에 앞장선 나라”라고 지적한 뒤 “세계 양심의 수도라고 부를 수 있는 베를린의 소녀상은 철거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독일의 소녀상은 한국의 피해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지난 2007년 미국 워싱턴에서 말은 통하지 않았어도, 네덜란드 피해자 할머니와 손잡고 함께 눈물을 흘린 적 있다. 네덜란드, 아시아 피해자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기에 절대로 베를린에 세워져 있어야 하며, 일본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라며 소녀상 철거에 대한 반대 의견을 다시금 피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양기대 국회의원과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청은 지난달 말 베를린 거리에 설치된‘평화의 소녀상’을14일까지 철거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나 현지 시민들의 반대로 일단 보류한 상태다.

양기대 의원은 “‘평화의 소녀상’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전쟁 성폭력과 식민주의를 기억하고 다시는 비슷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못하게 하는 역사바로세우기의 상징”이라며 “일본의 ‘평화의 소녀상’ 철거 압박에 굴복한 독일 베를린시 미테구가 위안부 문제와 전쟁 성폭력 문제를 직시해 최종적으로 철회 결정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용수 할머님은 양기대 의원 등과 함께 바로 서울 한남동에 있는 주한독일대사사관을 찾아 독일 베를린시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 철회를 촉구하는 내용의 친필 성명문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