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케이프=김한주 기자] 국내 상위 20개 증권사의 중소 및 벤처기업 투자의 77%가 수도권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본점 및 지점도 수도권에 집중돼 금융인프라의 격차가 수도권과 지방간 경제격차에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민형배(더불어민주당, 광주시 광산구을)의원이 2020년 6월말 기준으로 금융감독원을 통해 증권사 자본 상위 20곳의 중소, 벤처 투자현황 중소기업, 벤처기업에 대한 대출, 지분/CB 취득 등 기타투자 현황, 지역 : 피투자대상 기업의 본점 소재지 기준, 대출 : 중소기업(SPC 제외), 벤처기업에 대한 대출(사모사채 취득 포함)을 의미, 기타투자 : 중소기업, 벤처기업 등에 대한 지분투자(equity 취득), 증권취득(CB, BW 등 인수) 등을 의미, 증권사 상위 20개사 : '20.6월말 자본 상위 20개사 기준을 받은 결과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1,845억 중 1,433억인 77.7%가 수도권에 집중됐고, 벤처기업의 경우에는 총 투자 2,103억 중 1,638억(77.9%)가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연도별로 심해지는 추세인데, 2015년의 경우에는 전체 중소기업 투자 577억 중 70%인 405억원이 수도권에 집중됐고, 벤처기업 투자금액 223억 중 164억인 73.9%가 수도권에 투자됐다. 그러나 2020년에 이 수치가 전부 77%로 수도권 집중이 보다 강화된 것이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 대한 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 6월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총 2,558억 중 수도권에 71%인 1,815억원이 집중됐다. 반면 광주의 경우 중소, 벤처에 대한 투자가 31억원으로 전체의 0.8%, 전남은 60억으로 1.5%에 불과했다.
대출 규모 뿐 아니라 금융인프라에 있어서도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컸다. 2020년 6월말 기준으로 상위 20곳의 증권사 중 19곳은 본점이 서울에 위치했고 단 1곳만 부산에 위치했다. 지점의 경우에도 전체 지점 905개 중 수도권에 59.1%인 535개가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금융인프라와 자금지원의 수도권 쏠림의 수도권과 지방간의 부의 격차를 심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의 투자 인프라 부족으로 중소·벤처기업이 수도권으로 떠나게 되면, 수도권과 지방 간 투자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지역경제 및 일자리에도 같은 격차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증권사 지점과 전문 인력이 수도권에 몰려있어, 지방에 거주하는 투자자는 투자 관련 정보나 상품 가입에 비교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료를 분석한 민형배 의원은 “지방에서 사업을 하고 싶어도 금융인프라 격차로 인해 투자를 받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수도권에서 창업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지속디고 있다”며 “지역에 금융 인프라를 깔아야 지역의 산업경쟁력이 키워지고 일자리가 늘어나 국가 균형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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