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케이프=유주영 기자] "(코로나19 때문에) 결혼식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네요. 결혼식 비용 1000만원에서 위약금을 제하고 나면 2~300만원 밖에 돌려받지 못할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여파가 일상으로 확대된 가운데 이로 인해 결혼식이 연기할 수 밖에 없어 피해를 보는 예비부부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결혼식을 연기하려고 해도 과도한 위약금이 무서워 울며 겨자먹기로 결혼식을 강행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대전에 사는 예비신랑 A씨는 결혼을 앞두고 지난해 11월 이 지역의 한 예식장을 예약했다. A씨는 성혼 날짜를 올해 3월14일로 정해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1월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전국으로 번지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결혼식 하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된 후에 식을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부터다.
축하받아야 할 자리에 하객들이 왔다가 행여 감염 등 불상사라도 생기지 않을까 혼주들의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혼주와 예비신혼부부는 결혼식을 미루려고 했다. 그러나 이런 혼주들의 뜻에도 예식장 측은 공정위 표준약관에 따라 위약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혼주 측의 불이익은 어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식장 표준약관에 따르면 결혼 당사자 측이 예식을 60일 전에 취소하게 되면 위약금으로 총 식비의 30%, 30일 전에는 50%, 10일 전에는 70%를 물어야 한다.
이는 대전 뿐 아니라 서울의 예식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서울의 A예식장 관계자는 현재 5월 예약된 예식을 취소하면 식전 60일 안에 취소가 되기 때문에 위약금이 나온다“면서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당분간 대관료가 포함된 총 식대의 50%를 중도금으로 받고 당일 하객이 추가되는 것 만큼 식대를 더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서울의 B예식장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특별히 규정이 바뀌는 건 없다“면서 ”결혼식 60일 전에 취소하면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정해진 대로 위약금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동문회관 예식장도 ”코로나 사태로 달라지는 것은 없고 취소 90일전부터는 위약금 160만원, 60일전에는 위약금 320만원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곳에서는 예약금은 따로 없고 대학동문회 기부금으로 예약시 50만원을 낸다고 덧붙였다.
27일 공정위 관계자는 ”천재지변시 위약금 규정이 달라지나 현 코로나 상황을 천재지변으로 볼 지는 의문의 소지가 있다“ 고 말했다. 이어 ”결혼식장 예약에 관해 소비자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신혼여행 비용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신혼여행은 예약 날짜 후 1년까지 유예를 해 준다. 항공편 예약도 마찬가지로 소액의 수수료만 내면 연기 및 취소가 가능하다. 최근 모리셔스에서 입국이 거부돼 신혼부부들이 돌아오는 일이 있었지만 그 외 입국이 금지되지 않은 나라들에서 신혼여행 연기는 문제가 없다.
코로나 사태에도 유독 예식장에서 위약금을 둘러싼 이런 횡포가 발생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견해다.
예비신랑 A씨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예식장 예약 전에 꼼꼼히 알아보기를 권한다“고 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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