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구속 수감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 4년만이다.

당초 김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 4년째를 맞는 지난 9일 대국민 사과를 할 예정이었지만,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와 맞물린 대여 투쟁 상황을 고려해 시점을 미뤄왔다.

김 위원장은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고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 2명이 동시에 구속상태에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간절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법처리에 대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사과를 놓고 당내 반응은 엇갈렸다.

친박계 5선인 서병수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년 365일을 사과하고 반성해도 부족한 것이 정치인과 정당이고, 그러니 사과는 할 수 있다"면서도 "오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사과해야 할 것은 여당의 입법 테러를 막아내지 못한 것이어야 옳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했다.

서 의원은 그러면서 김 위원장을 향해 "특정 기업과 결탁해 부당 이익을 취했고, 경영 승계 과정의 편의를 봐줬다느니 재단을 해버리면 어쩌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실컷 두들겨 맞고, 맞은 놈이 팬 놈에게 사과를 한다"며 "참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되는 세모정국이다. 25년 정치를 했지만, 이런 배알도 없는 야당은 처음본다"고 지적했다.

반면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김 위원장의 긴급 기자회견에 동행해 사과 취지에 공감하는 뜻을 드러냈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대국민 사과에 대해 찬성한다면서도 "(반대 의견도) 내부적으로 조율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김기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굴욕이 아닌 나라의 미래를 위한 용기 있는 진심"이라며 지지의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수권정당으로서의 자격을 인정받기 위한, 작지만 의미 있는 걸음을 내디뎠다고 생각한다"며 "여전히 바닥 민심 속에 배어있는 저희 당에 대한 거부감을 걷어내고, 진정한 반성을 토대로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 더욱 심기일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