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부장관 후보자. (뉴스케이프 자료사진)

[뉴스케이프=강우영 기자] 구의역에서 숨진 김군에게 막말을 한 것으로 드러나 사과한 변창흠 국토부장관 후보자가 이번에는 측근 채용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야당은 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변창흠 후보자는 지난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재임 당시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에 끼어 사망한 김군에게 막말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변 후보자는 18일 ‘에스에이치 사장 재직 시 발언에 관한 사과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내어 “4년 전 에스에이치 사장 재직 시 제 발언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치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특히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공직 후보자로서 더 깊게 성찰하고 더 무겁게 행동하겠다”고 덧붙었다.

앞서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변 후보자가 SH 사장 시절 내부 회의에서 “걔(김군)만 조금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며 고인의 책임을 묻는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의원이 공개한 ‘2016년 6월30일,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 회의록’에서 변 후보자는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에 대해 “최근 구의역 사고를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고,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든 것”이라며 “마치 시장이 사람을 죽인 수준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중이다. 사장이 있었으면 두, 세 번 잘렸을 정도”라고 했다.

이어 “하여튼 어마어마한 일인데 하나하나 놓고 보면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며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김군)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것”이라고도 했다.

변 후보자가 막말에 사과했지만 하루 만에 SH 사장 재직 당시 측근을 고위직에 앉혔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2015년부터 2년간 SH는 1급 이상 고위직에 외부 인사 9명을 채용했는데 이 가운데 4명은 변 후보자가 석사와 박사 학위를 딴 서울대 환경대학원 출신이었고, 같은 과 동문이나 오랜 지인 등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변 후보자는 지난 2017년 국정감사에서 전문가를 모셨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국민의힘은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윤희석 당 대변인은 19일 서면 논평을 통해 “공유주택 입주자를 ‘못 사는 사람들’로 단정해 비하하고 구의역 사고를 ‘피해자 부주의’ 탓으로 치부해 모욕했다”면서 “저급한 인간관이고 박약한 인권의식”이라고 꼬집었다.

윤 대변인은 “정권 실세들에게 수의계약으로 일감을 몰아줬고 직원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편을 갈랐다”며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자리에 지인들을 채용하고 사장인데도 (LH)본사에는 월 7일 근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엉터리 부동산 정책에 3년 넘게 시달렸다. 이런 무자격자에게 더 고통을 받을 수는 없다”며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