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초에 꺼내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놓고 당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코로나19 사태와 여려운 민생, 검찰개혁 등 중요한 현안이 산적한 시점에 나온 발언이라 당내 반발에 직면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전날(1일) 페이스북을 통해 "시기적으로도 내용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며 "두 사람의 분명한 반성도 사과도 아직 없고, 박근혜의 경우 사법적 심판도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탄핵과 사법처리가 잘못됐다는 일각의 주장을 의도치 않게 인정하게 될 수도 있는 데다 자칫 국론분열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며 "사법적 정의는 사법적 정의대로 인정되고, 촛불국민의 뜻은 국민의 뜻대로 실현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당 5선의 안민석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중죄를 지어 감옥 간 두 전직 대통령 모두 사과나 반성이 없는데 사면복권을 거론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며 "사과와 반성을 하지 않은 두 전직 대통령을 석방하면 그야말로 정치적 탄압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면복권 시킨 결과 5·18의 진실은커녕 화해와 용서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단죄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친일 독재를 용서란 이름으로 너무 쉽게 풀어주고 땅을 치며 후회하지 않았느냐"며 "지은 죄를 인정하지 않는데, 이명박근혜의 사면복권은 촛불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용서와 관용은 가해자의 몫도 정부의 몫도 아니다. 오로지 피해자와 국민의 몫이다. 가해자들이 진정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고 '이제 됐다. 용서하자'라고 국민적 합의가 됐을 때 용서하고 관용을 베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주민 의원 역시 페이스북 글에서 "사면?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위한 것이냐"며 "우리 역사를 그렇게 과거로 돌리려 했으나 아직 일말의 반성조차 안 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대했다.
김남국 의원은 "진심 어린 사과도 없는 사람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느냐"며 "과거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에서 보듯이 반성 없는 사면,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는 사면은 통합이 아니라 오히려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당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 사면은 없다고 줄 곳 말해왔는데 갑자기 사면을 거론해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안겨줬다”며 무책임한 처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성격상 정치적 파장이 분명한 사면을 문 대통령과 상의없이 했겠냐는 것이다. 사전 교감이 없었다면 문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안겨준 것으로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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