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사태 장기화 여파로 청년 실업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의 상반기 공채가 지난해보다 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나아가 은행권 대부분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연간 채용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태여서 올해도 취업문은 '바늘구멍'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중 NH농협은행이 유일하게 상반기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340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으로 지난달 22일까지 서류 접수를 했으며 앞으로 온라인 인·적성 검사, 필기시험, 면접을 거쳐 4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NH농협은행의 올 상반기 공채 규모는 작년 상반기(280명)보다 60명 더 많다. 2018년 상반기(350명)와 2019년 상반기(360명·특별채용 110명)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나머지 주요 은행 4곳 중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아직 상반기 채용 계획 여부를 정하지 못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의 상황으로 현재 상반기 채용 계획을 논의하는 단계로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고, 우리은행도 "올해 채용계획은 코로나19 및 인력수급 상황에 따라 진행될 예정으로 현재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단, 우리은행은 이달 중 20명 규모의 특별채용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는 2015∼2017년 채용 비리로 부정 입사한 이들을 지난달 퇴직시킨 뒤 채용비리 피해자에 대한 '구제 방안'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전체 채용 규모 20명의 상당수를 저소득가정 등 사회적배려대상자를 우대해서 뽑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원래 상반기 신입행원 공채를 하지 않는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신입행원 정기공채는 통상 하반기에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올해 채용 규모와 시기, 방법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관계자 역시 "원래 상반기 공채는 별도로 진행하지 않는다"며 "하반기 채용 계획은 9월께가 돼야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외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역시 지난해 하반기 공채를 지난달 마무리했으며, 올해 상반기 채용 규모와 일정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250명, 하반기 170명을 각각 채용했다.

올 상반기 은행권 공채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한층 더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신한은행이 100여명, NH농협은행이 280명을 각각 뽑았고 원래 상반기 공채를 하지 않는 KB국민은행도 IT 인력 충원을 위해 107명을 채용한 바 있다. 우리은행도 디지털, IT, IB, 자금 4개 전문분야의 수시 채용으로 40명만 뽑았었다.

갈수록 은행들의 상반기 공채가 줄어드는 데에는 '수시채용'이 확산하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디지털 전환 등 시대 변화 흐름에 맞춰 필요한 인재를 적기에 뽑는 '수시 채용'을 점차 늘려가는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올해 채용 계획에 대해 "디지털, ICT 분야 등의 수시 채용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도 "빠르게 변하는 은행업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ICT(IT, 디지털, 데이터) 부문과 핵심성장(IB, 자본시장) 부문은 수요에 따라 수시 채용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이달 말 채용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올해는 상·하반기를 나눠 채용을 실시하고 지난해 채용 인원(118명)보다 채용 규모를 조금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금보험공사는 상반기에 신입직원 15명 안팎을 뽑을 예정으로, 이달 중 채용 공고를 내고 서류, 필기, 면접 등을 거쳐 6월에 채용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이번주 후반 상반기 신입 행원 공채 공고를 내고 채용 규모, 일정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