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올해 1분기에 국내 상장사들이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기저효과를 넘어서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 만큼 2분기와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0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93곳(금융업 등 제외)의 1분기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매출액은 538조345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9.08%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4조3983억원, 49조1074억원으로 131.73%, 361.04% 늘었다.

코스닥 상장사 역시 1분기에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했다.

코스닥 12월 결산법인 1011곳의 매출액은 53조2676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2.34%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조7675억원, 2조5293억원으로 98.25%, 238.84%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는 무엇보다 기저효과가 한몫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공포가 덮치기 시작한 작년 1분기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2%, 47.8% 감소했기 때문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상당히 강도 높은 통제 활동과 방역의 영향 등이 기업 영업 환경에 영향을 줬다"며 "아직 해소가 되지는 않았지만 방역 등이 관리되는 상황에서 기업 영업 환경이 정상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2배 이상 늘고 순이익은 4배 이상으로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기저효과를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한 전기전자 등의 업종과 부진했던 서비스 등의 업종의 실적이 고르게 개선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의료정밀(37.68%), 전기전자(21.53%), 기계(12.70%), 철강금속(12.15%) 등 15개 업종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매출이 감소한 업종은 건설(-4.45%)과 전기가스(-2.17%) 등 2개뿐이었다.

분기 순이익 역시 서비스(3,773.53%), 철강금속(308.52%), 운수장비(97.20%), 유통(86.40%) 등 9개 업종에서 증가하고 4개 업종은 흑자 전환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회복 방향은 예상했지만 경기 회복 강도가 생각보다 상당히 좋았고 수출도 잘 됐다"며 "그런 부분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부분으로 실적에 반영됐다"고 풀이했다.

1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2분기와 하반기 실적에 쏠린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타고 한국 경제도 회복 국면에 접어들어 기업 실적 개선세 지속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인 수출 회복세는 큰 호재다. 지난 4월 우리나라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41.1% 증가해 약 1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아직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의 위험이 여전하지만 백신 보급이 본격화하면서 경기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와 일상생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소비 심리는 빠르게 회복하고 이는 기업 실적으로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2분기부터 코로나19 직격탄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점을 고려하면 올해 2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는 계속 커질 전망"이라며 "특히 전방산업의 업황 반등이 강한 실적으로 이어질 기업에 관심을 유지한다"고 부연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호실적 흐름이 적어도 2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2분기에 나온 경제 지표도 매월 생각보다 좋게 나오고 특히 제조업 경기가 좋아 제조업 중심의 실적 개선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유럽과 미국에서 록다운(봉쇄)을 풀고 있으니 3분기와 4분기에는 서비스업 쪽에서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이런 부분까지 고려하면 올해 전체적으로 실적 흐름이 계속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