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미국이 한국군 55만명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6월로 예정된 30세 미만 장병의 접종 일정이 앞당겨질지 주목된다.

23일 정부 관계자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군에 직접 제공 의사를 밝힌 백신은 모더나 또는 화이자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에서 사용이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3종인데, 그중 얀센 백신은 해외에서 '희귀 혈전증'이 발견돼 30세 미만 장병에게 접종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제공하기로 한 백신의 구체적인 종류와 시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장병용으로 제공할 경우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현재 30세 미만 장병 약 41만4천명 중 접종 동의자를 대상으로 다음 달 7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접종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등 두 가지로, 접종 개시 후 6∼8주 이내 접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보건당국과 백신별 보급 가능 시기를 협의 중이어서 접종 기간은 변동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미국에서 55만명 분의 모더나 또는 화이자 백신을 받으면 그 시기에 따라 30세 미만 장병의 접종 일정이 일부 앞당겨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새로 입영하는 장병까지 접종할 수 있는 충분한 물량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군 당국은 군내 화이자 1차 접종 예정 기간인 다음 달 7∼25일 사이 입영 5주 차에 해당하는 장병을 대상으로 1차 접종을 하고 자대배치 후 2차 접종한다는 계획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30세 이상 장병의 경우 지난 21일까지 11만4천314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마쳤고, 2차 접종 물량도 이미 확보한 상태여서 남는 물량은 민간용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주한미군이 제공 의사를 밝힌 얀센 백신 약 1만3천명 분도 장병이 아닌 민간 접종용으로 사용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 밖에 미국의 백신 공급으로 군 장병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조기에 완료되면 8월로 예상되는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의 정상적 실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한미군과 긴밀히 접촉하는 55만명의 한국군에게 백신을 전달하려 한다며 "이는 그들 자신뿐만 아니라 미군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이 우리 군에 제공하는 백신의 종류와 시기가 확정되는 대로 질병관리청과 협의를 통해 향후 군 장병의 접종 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