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27일 결정했다. 지난해 7월, 8월, 10월, 11월과 올해 1월, 2월, 4월에 이어 여덟 번째 '동결'이다.

앞서 금통위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지난해 3월 16일 '빅컷'(1.25%→0.75%)과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코로나19 재확산, 물가 상승 압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 시점에서 당장 금리를 올려 경기를 위축시킬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앞서 지난달 15일 금통위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국내경제 회복 흐름이 강해지고 물가상승률도 높아지면서 가계부채 증가, 주택가격 상승 등 금융 불균형 위험 차원에서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코로나 전개 상황, 백신 접종 등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불확실성이 아직 크고 경기 회복세가 안착됐다고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정책기조(통화완화정책) 전환을 고려하기에 이르다"고 답한 바 있다.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 격차는 0.25∼0.5%포인트(p)로 유지됐다.

이날 금통위를 앞두고 학계·연구기관·채권시장 전문가들도 대부분 경기 방어 차원에서 금통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 것으로 점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면 소비 등에 여전히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현재 경기 상황만 보자면 아직 금리를 인상할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에는 기준금리가 동결되겠지만, 4% 가까운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준금리를 계속 0.5%에 묶어 두는 것은 한은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미국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은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은 내년이나 그 이후에 할 가능성이 있는데 한은은 미국의 추이를 봐가며 금리 인상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보다 우리가 늦게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맞다"며 "미국이 서두른다면 올해 하반기 테이퍼링에 들어가고, 내년말이나 내후년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