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철수로 생긴 국내 시장의 공백을 삼성전자가 빠르게 채워가자 애플이 LG폰 중고 보상 정책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안방' 시장을 손쉽게 독식하도록 그냥 둘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타사 제품에 중고 보상을 하지 않는 고집을 처음으로 꺾은 것이다.

28일 이동통신업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애플은 이통3사와 함께 이날부터 9월 25일까지 LG전자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자사 아이폰 시리즈로 교체한 사용자에게 일정 수준의 중고가와 추가 보상금 15만원을 주는 중고 보상 정책을 편다.

이는 이통사가 운영하는 중고 보상 프로그램과는 별개의 정책이다. 기존 중고 보상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최초 기기 구입 시 가입하고 매월 일정액을 내야 하는 보험 형태지만, 이번 정책은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애플과 이통사가 제공하는 혜택이다.

반납 가능한 LG전자 모델은 교체 직전까지 한 달 이상 실제 사용한 4G·5G 스마트폰으로, 3G와 폴더 타입 스마트폰은 제외된다. 교체 가능한 애플 모델은 아이폰12와 아이폰12 미니 두 가지다.

희망자는 이통3사 대리점을 찾아 신청하면 된다. 애플스토어나 리셀러 매장에선 신청할 수 없다.

특히 이번 중고 보상 정책은 애플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실시하는 것으로, 애플이 타사 모델을 대상으로 한 중고 보상 정책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애플은 추가 보상금 15만원 지급을 위한 재원도 이례적으로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애플이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아무런 견제 없이 한국 시장을 독차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초강수'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이미 지난해 아이폰12의 한국 출시 일정을 이전보다 앞당기고 올해 2월에는 한국 애플스토어 2호점인 애플 여의도를 개장하는 등 한국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그런데도 최근 LG전자 중고보상 프로그램 가입자의 약 80%가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LG전자의 점유율이 삼성전자로 이전될 조짐이 보이자 파격적인 전략을 들고나왔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전까지 애플 정책과 비교했을 때 이번 프로그램은 여러모로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철수를 계기로 한국 시장을 재편하기 위해 애플이 단단히 각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