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2분기에 2%를 웃돌고, 하반기에도 2% 내외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회복세가 가팔라지며 수요측 물가압력도 높아지고 있고, 펜트업(보복)소비도 늘어나고 있어 물가 상승압력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0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최근의 물가 동향과 주요 여건에 비춰보면, 향후 농축산물가격 오름세는 둔화하겠지만 국제유가가 지난해 수준을 상당폭 상회하고 수요측 물가 압력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이에 따라 올해 중 소비자물가는 2분기에 물가안정목표 수준인 2%를 웃돌다가 하반기 중 2% 내외 수준에서 등락하면서 작년보다 오름세가 상당폭 확대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2년간 0%대에 그쳤던 근원인플레이션(식료품·에너지 제외)도 경기가 점차 개선되면서 올해 1%를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내년에는 유가, 농축산물가격 등 공급측 물가 압력이 줄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세도 올해보다 약해질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물가 상승 요인별로 전망을 나눠보면, 우선 원자재 가격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등 주요 기관은 당분간 수급 불균형 문제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대체로 내년께 공급이 늘면서 점차 가격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 올해 초 한파 등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오른 농축산물 가격은 추가적 충격이 없는 한 앞으로 수급 상황 개선과 함께 예년 수준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펜트업 소비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등은 향후 물가 상승 압력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계 지원을 위해 재정지출 규모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가계저축 증가로 가계 구매력이 축적된 상황에서 백신접종 가속화 등으로 경제활동 제약이 완화되면 펜트업 소비가 분출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수요측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최근의 물가 오름세를 반영해 금융시장 기반 기대인플레이션 지표인 BEI(손익분기 인플레이션)와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도 상승 추세"라며 "최근 석유류 등 구매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품목의 가격 상승폭 확대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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