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올해 국세 수입이 정부 예측치보다 약 30조원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동안 낮아졌던 세수 추계 오차율은 10%대까지 뛰어오를 가능성이 있다.

세수 추계가 빗나간 데에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가 가장 큰 요인이라는 해석이지만, 반복되는 세수 추계 오차를 줄이려면 추계 모형 공개와 전문성 강화 등 근본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세 수입은 13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조7000억원 늘었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세에 법인세가 늘고, 부동산·증권시장 열기에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의 상속세 납부로 우발세수가 더 들어온 것과 지난해 내야할 세금을 작년 하반기나 올해로 미뤄준 데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줬다.

정부는 내부적으로 올해 30조원 안팎의 초과 세수 발생을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기재부는 올해 국세 수입이 2020년 결산(285조5000억원)보다 적은 282조7000억원이 걷힐 것으로 봤는데, 실제 국세 수입은 310조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산과 총세입의 불균형은 매년 반복되는 고질적인 문제다.

국세 수입 오차율은 2016년 4.2%, 2017년 5.7%, 2018년 9.5%로 증가해왔다.

이후 정부는 추계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세수추계 태스크포스(TF) 운용 방식을 개선하고, 예산안 제출부터 세수 추계 전제 및 전년도 세수 추계 오차 원인 분석 결과 등을 함께 밝히는 등 정보 공개도 확대하는 조치를 취했다.

지난 2019년 오차율은 17년 만에 가장 낮은 -0.5%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에는 부동산과 증시 활황에 국세가 더 걷히면서 2.1%로 다시 높아졌다. 올해 다시 오차율이 10%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망대로 30조원이 더 들어오게 되면 오차율은 약 10.6%가 된다.

기재부는 코로나19 사태로 극도로 경기 전망이 어둡던 지난해 7∼8월에 올해 세수를 추계한 것으로 올해 들어 경기 전망이 바뀌면서 다소의 오차는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란 쇼크가 너무 커 이례적인 상황이었다"며 "경제가 급격히 변동되면 거기에 따라서 세수가 변동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수 추계 오차가 커진 데에는 코로나19 위기라는 '특수 상황'의 영향이 컸다고 입을 모은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법인세, 양도소득세 등 변동성이 큰 세목에서 포지티브 충격이 많이 나타났는데 정부가 일부러 낮게 추계했다기보다는 기존의 관계가 깨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재정 운영의 경직성이 있으니 보수적인 전망을 하는 관행에 따라서 다소의 추가 세수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례적 상황임을 고려하더라도 오차가 너무 컸던 만큼 추계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전문성 제고를 위한 근본적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