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사내벤처 프로그램 ‘프런티어’를 통해 발탁된 (왼쪽부터) 박장한 수석, 하헌우 선임, 김의정 수석. (사진=한화시스템)

"위성을 쏘아 올리는 경쟁이 붙으면서 위성의 소형·경량화는 뉴 스페이스 시대의 성패를 가을 수 있는 기술이 됐다. 우리 팀이 개발하는 시스템은 한화시스템이 우주 상업화 분야에서 한 발짝 앞서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화시스템 하헌우 선임연구원(대리급)의 야망이자 목표다.

한화시스템이 1990년생 하 선임을 사내벤처팀 리더로 발탁하는 파격을 선택했다.

하 선임 항공우주공학 석사 취득 후 KAIST 인공위성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차세대 소형위성 1호 개발에 참여했다. 한화시스템에 합류해 초소형 SAR 위성 개발을 담당하며 위성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번 리더로 발탁되며 하 선임은 위성 덕후에서 우주 시대의 주역이 되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하 선임이 리더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회사의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프런티어' 도입 덕분이다.

한화시스템은 방산업체 최초로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프런티어를 도입하며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했다. 직급, 연차에 제약을 두지 않아 누구나 창의적인 미래 먹거리 아이템을 제안할 수 있게 했다. 아이디어 선정을 위해 직원들의 온라인 투표를 거쳤으며 스타트업 투자·육성 기업인 엔피프틴 파트너스도 함께 참여했다.

그 결과 3명의 팀 리더가 탄생했다. 팀 리더들은 아이디어 제안을 함께했던 팀원들과 사업화를 목표로 다시 뛴다. 회사는 1년 후 사업화 가능 여부를 심사받을 때까지 팀원들이 온전히 새로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게 배려한다. 1년간 1억원의 사업자금과 별도 사무실 운영비, 사업 컨설팅도 지원한다.

김의정 수석연구원은 도심항공교통(UAM)용 에어택시 서비스 플랫폼을 이끈다.

김 수석은 KAIST 정보통신공학 박사로 16년간 이동통신, 유도비행체,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해온 전문가다.

그는 에어택시가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되는 2030년경 무슨 기술이 필요할까를 고민하다가 무인으로 에어택시를 점검하는 서비스 개발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현재 그의 시선은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를 향해 있다.항고

국방 인공지능(AI) 분야 전문가인 박장한 수석연구원은 'AI 상황인식 시스템' 개발 팀의 리더다.

박 수석은 컴퓨터공학 박사로 AI와 전자광학 분야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국제 학술지에 10여 편의 논문을 게재해 올해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퀴스 후즈후(Marquis Who’s who)에 등재됐다.

박 수석 팀은 우선 전차, 장갑차, 자주포 등 기존 지상 무기에 먼저 아이디어를 적용하고 민수 제품으로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상황을 섬세히 살피는 '눈'에 주변의 위협을 신속히 판단하고 의사 결정할 수 있는 '두뇌'를 제공하는 게 기술의 핵심이다.

김연철 대표이사는 "한화시스템은 위성통신과 에어모빌리티에 투자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시장에 대한 빠른 접근과 비즈니스 모델 전환이 필요하다"며 "프런티어 프로그램은 이를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