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의 SK하이닉스의 ‘M16'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며 정부의 'K-반도체 전략'에 화답한다.

SK하이닉스는 13일 정부가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발표한 K-반도체 전략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날 박정호 대표이사 부회장은 "현재 대비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설비 증설,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공급 안정에 기여하고 국내 팹리스 기업들을 지원해 비메모리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박 부회장의 강한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박 부회장은 2012년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인수를 진두지휘하며 추진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M&A 등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의 2% 수준에 불과한 전형적인 메모리반도체 기업임을 고려하면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분야 사업을 확대할 경우 반도체 생태계에서 존재감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파운드리 분야 M&A에 대한 단초를 보여줬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4월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그는 "파운드리에 더 투자해야 한다"며 국내 팹리스들에게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주면 이들 기업은 여러 기술개발 해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지난달 말 1분기 실적발표에서 노종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8인치 파운드리에 투자하겠다"고 밝혀 박 부회장의 계획을 구체화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해 국내 팹리스들의 개발·양산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며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모바일, 가전, 차량 등 반도체 제품 공급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