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는 14일 충남 대죽 일반산업단지에서 국내 최대 액체 탄산 제조업체인 신비오케미컬과 '액체 탄산 생산공정' 기공식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김경호 서림종합건설 김경호 대표, 정해원 현대오일뱅크 부사장, 홍지유 신비오케미컬 대표, 김대중 신비오케미컬 이사가 주먹을 쥐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가 수소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전량을 회수해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추진해 '블루수소' 생산에 나선다.

현대오일뱅크는 14일 충남 대죽 일반산업단지에서 국내 최대 액체 탄산 제조업체인 신비오케미컬과 '액체 탄산 생산공정' 기공식을 진행했다.

기공식에는 정해원 현대오일뱅크 안전생산본부장과 홍지유 신비오케미컬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반도체 공정용 탄산가스와 드라이아이스 등을 제조하는 이 공장은 신비오케미컬이 내년 상반기까지 800억원을 투자해 완공한다. 현대오일뱅크는 대산공장 내 수소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연간 20만t의 이산화탄소(CO2)를 공급한다.

기존 수요처인 신도화학과도 협력을 강화해 이들 업체에 공급하는 이산화탄소 규모를 지난해 9만t 수준에서 내년 상반기 최대 36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블루수소는 화석연료로 수소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만든 수소다. 대기 중에 탄소가 그대로 배출되는 그레이수소와 신재생에너지로 만들어져 제조단가가 비싼 그린 수소와 비교해 중간에 위치해 각각 친환경성과 경제성이 우수하다. 현재로서는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정유사들은 탈황 공정 등에 투입하기 위해 납사, 천연가스, 액화석유가스(LPG)를 원료로 수소를 만드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연산 20만t의 수소 제조 공정을 갖추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연간 약 36만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이번 사업협력으로 현대오일뱅크는 수소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전량을 회수해 제품화한다. 국내 정유업체 가운데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블루수소가 생산되면 탄소 배출 저감과 추가 수익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판매 인프라 확충에도 박차를 가한다. 2025년까지 연간 10만t의 블루수소를 수소충전소와 연료전지 발전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첫 단계로 7월까지 대산공장에 블루수소를 차량용 연료로 개질하는 고순도 정제설비를 구축한다. 하루 정제 가능량은 3000kg으로 이는 현대자동차의 넥쏘 자동자 6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정제된 수소는 특수목적법인(SPC)이 설립한 수소충전소와 자체 충전네트워크에 판매된다.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 설립에 참여한 현대오일뱅크는 연내 직·자영 충전소 3곳을 추가로 확보해 총 8개의 자체 판매 네트워크도 운영할 계획이다.

강달호 대표는 "발전사 등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3년부터 20MWh 이상의 연료전지발전사업에도 진출할 방침"이라며 “제조·판매 인프라 구축을 통해 블루수소 사업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